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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썰]내가 이 짤을 쓰는 날이 올 줄이야

잡소리

by 그래도널 2022. 7. 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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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준비하다가 운 좋게 기연을 만나게 되었다.

오랫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 들고

정작 떠나려니 회사 곳곳에 내가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는걸 보고 휑한 마음이 든다

처음에 퇴사를 결심한건 누구나 말하는 리더의 문제, 사람과의 관계

그런데 딱 그것 때문에 그만 둡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여러가지 어른의 사정(?)들이 있다.

1. 리더의 문제

자신의 팀원이 아닌 다른 팀을 더 신경쓰는 리더에게 진절머리가 났었다. 말하면 뭐하나 바뀌질 않는데. 그게 가장 크게 폭팔한것은 어렵게 뽑아서 잘 키우던 후임녀석이 주말 출근을 하고도 연차를 쓰고 쉬는걸 보았을 때다. 내가 만약 파트장이거나 했으면 그때 사표를 냈던 멱살을 잡던 했겠지. 그 친구가 퇴사할때 너무 아무렇지 않게 4일만에 호다닥 나가는걸 보고 멘탈이 나갈만큼 나갔었다.

2. 팀장 카르텔

1항과 연결되는 내용이긴한데. 내가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팀장 카르텔"로 불리는 지들끼리 친구친구인 상태가 진절머리가 났다. 결국 타부서와 문제가 발생하면 팀장끼리 싸우는게 아니라 팀원이 타부서 팀장과 싸워야 한다. 연차가 쌓이면서 허허 거리며 웃어넘길 수 있는 내공을 쌓았으나 1항과 합쳐지며 시너지를 내더라.

3. 근본적인 문제

1항 2항의 문제가 연차가 쌓이며 포기단계에 이르렀을때 그저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걸 깨달아 버렸다. 자칭 성과의 보상은 인센티브 노력과 열정의 보상은 연봉협상으로 진행된다고 포장되었던 변경된 인사평가가 단지 평가방식만 어렵고 힘들게 바뀌었을 뿐 리더의 감정에 치우쳐진 평가라는걸 알게되고 난 뒤였던 것 같다. 차라리 깨끗하고 투명하다고 하지를 말던가. 겉으로는 투명한척하지만 뒤로는 공작이 벌어지는걸 알게될때의 실망감은 많이 컸다. 어느곳에서나 같지만 기대했기때문에 더 실망했던 모양. 아마 다른 회사에서는 실망하지 않기는 할거다. 그런 정보에 접근 가능한 곳으로 가지도 않을 거고

4. 마음대로 바뀌는 취업규칙

3항의 정점을 찍었던건 1월 퇴사자를 붙잡아 1분기 마무리 후 인센티브 받고 퇴사하라고 설득해서 4월 15일에 퇴사한 사람의 인센티브가 4월 28일에 나가는데 28일에 입금을 멈추고 퇴사자이니까 안나가도 되는거 아니냐면서 그자리에서 취업규칙을 바꾸고 공지하지 않은걸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본 사건. 그 일로 정나미가 떨어진 인사담당자는 퇴사했고 그해 1월에도 나갔던(12월 31일 퇴사자가 1월 말에 인센받음) 인센티브를 코로나로 인해 비용줄인다는 명목하에 난리치더니 거 얼마나 한다고 삭제라니... 담당 팀장도 뛰어오고 한바탕 시끄러웠으나 뭐... 그거 말고도 은근슬쩍 바꾸고 고지 안한거 참 많이 봤다

5. 성과 보상은 그들 맘대로

어느곳에나 그런거라는거야 알지만 4항에서 이야기한거처럼 그렇게 인센도 안보내고 비용줄인다고 하면서 팀을 달달달 볶을때 팀장 수당은 50%씩이나 증액을 했더랬다. 심지어 그 다음달은 직원 근무단축으로 월급도 줄어들었었다. 2번에서말한거처럼 팀장카르텔과 환장의 콜라보. 그와중에 리더란인간이 평가등급을 B 주면서 한다는 소리가 연봉 높은 사람은 평가를 잘 받을 수 없다 라는 말이 심지를 당겼다. 더 웃긴건 성과 보상에 C는 전년과 동일함, B는 전년보다 잘함 A는 전년보다 매우잘함 S는 누가봐도 엄청나게 잘해서 회사에서 상줘야함 이라고 매긴거. 그래놓고 지원부서는 A받으면 감사합니다였다. 아.. 그래 더 다 잘한거 인정하지만 그래도 B야라는 소리를 몇년간 들었더니 피가 거꾸로 솟았다. 뭐 다 포기하긴 했더라도 말이지

6. 그리고 이직

가봐야 알겠지만 면접 내내 배려해주는 리더가 좋았다. 위에서 이야기한 다른 리더는 입사면접때도 고자세를 고수했었는데 말이지. 게다가 이야기를 할 수록 배려해주는 것에 마음이 흔들린것도 있고. 급여도 엄청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수준인데다가 미래를 고려했을떼 당장은 고통받아도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되니 그 뒤로는 일사천리더라.아무래도 IT를 업으로 삼기에는 50되어서도 바닥을 기어다니기는 싫은데 바로 윗분이 나이차가 크지 않아서 불안한것도 없지 않아 있었더랬다. 그리고 이제 이쪽 계열은 싫은 거도 있고(15년이나 있었는데 질린다우)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 일부 리더의 문제는 있었지만 합병하면서 해결되었는데도 뭔가 계속 껄끄럽고 짜증나는 것들이 보여서 이직 결정. 거기에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고

마음 굳히는데 스트레스 받던것과 다르게 이제는 뭐 시원 섭섭하면서도 아쉬운거 같은느낌?

물론 퇴사 결정나고 다니는 2주간 "아 그래도 여기 좋았는데"보다는 "아 이래서 내가 나가려고 했었지. 진짜 징글 징글하다"라는 느낌이 더 와닿아서 웃기긴 한다. 당장 오늘만 해도 해결 안되는걸 해결해 달라고 징징대는 통에 확 마 어쩌라는거냐 라고 급발진할뻔한걸 참고 있는 중. 특히나 신입들이 버릇이 없음.

+ 덧

그래도 회사 잘 다녔나 퇴사한다니까 참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걱정해주긴 하더라.

(죽지마 내 간아...)

아쉽기도 하지만 뭐 그분들이 연봉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니니까.

그저 해줄 수 있는 말은

나는 퇴사할테니 너는 출근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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