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러니까 그딴 애국은 너님들이나 하세요

잡소리

by 그래도널 2019. 8. 26. 12:27

본문

728x90

요즘 일본발 경제재재로 인해서 노노저팬이니 애국운동이니 하는 물결이 휩쓸고 있다.


얼마전 회사 상사가 밥먹다 말고(아마 노노저팬 초기 였던 듯) 그러더라

상사: 노노저팬 가입했어?

나: 그게 뭔데요?

상사: 아베가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난 어제 가서 가입하고 했지

나: (대충 찾아봄)아... 근데 이게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해야할 일인가요 ? 당장은 관련 회사들쪽 일이고 알아서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상사: 그런게 아니라 애국하는 마음을 가지고 불매운동도 하고 해야하는 거지

나: 아.. 네 제가 그걸 할 정도면 모든 국민들이 다 한다고 보시면 되죠. 일단은 딱히 끌리진 않네요.

상사: 요즘 사람들은 애국심이 없어가지고... (밥나와서 대화 끝)


우선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나쁘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너무 이상하다.

언제부터 애국자였다고 애국심을 강요하는가. 

진짜 개그 프로에서 말하던 것 처럼. "나라가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냐"

어제는 머리를 깍으러 갔는데 안깍으려는 둘째를 달래주려 유투브를 틀다가 아기상어송 일본어판이 나오더라

그때 미용실 원장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아가야 이런건 보면 안돼 일본어잖아"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서 지켜보다가 한마디 했다.

"저거 로얄티나 광고비는 우리나라 회사로 들어오는 건데요?"

"그래도 요즘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그냥 일본상품 불매운동이라기 보다는 반일 운동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중간 중간에 일본에서 땔감을 공급해줘서 불을 지피고 있지만) 처음과 다른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걸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아내에게도 말했듯 나야 아래는 친일이고 위는 애국이고 가슴은 내맘대로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을 볼때 켕기는게 있는 사람들이 더 극렬하게 애국심을 강요하는게 아닐까?

위에 예를 들었던 상사도 골프치러 다니면서 일제 골프채나 일제 골프공을 안썼을까? 스마트 워치나 시계는? (자랑하던걸 본거 같은데 말이지...)

그렇다면 미용실은 국산이나 미국산을 쓸까? 일본 브랜드의 염색약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하도 말이 많아서 노노재팬은 들어가질 않았는데 글쓰면서 들어가봤더니 놀라운 업체도 많았고 (글로벌 시대에 없는걸 찾는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언론플레이부터 댓글삭제까지 보다보니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가 마녀사냥의 장소가 되어버린 것 같다.

1. 저기업은 일본관련 지분이 있어요 순수 한국제품인 우리제품을 쓰세요!(일본에게 자금이 넘어가는 것 보다 우리나라 부자들에게 돈이 들어가는게 더 좋답니다.)

2. 우리는 순수 한국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습니다. 사장은 일본 사람이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3. 회사 전부가 한국인이고 한국사람이 다 해먹지만 5%정도 로열티가 일본으로 가는 저 회사 나쁜회사에요!


뭐 몇개만 읽어봐도 슬슬 종기가 자라나는 느낌이 나기 시작하는 사이트가 되어 버렸다. 이제 광고도 좀 넣고 업체에게 뒷돈도 받으면 오케이~

"일본 제품"을 불매하는 건지 "일본이 들어간 모든 제품"을 불매하는건지 점점 모르게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더 애국자인지 경연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딱하다. 


일본을 그렇게나 배척하려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언제부터 그렇게나 애국자 였습니까?"

정부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걸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이 예전 금융사태처럼 또 금붙이 모아주길 바랍니까?


애국 좋구요 불매운동도 좋아요

그런데 말이죠

 - 너무 티나게 광고하고 다니지 마세요. 그렇게 안해도 뭐라안해요

 - 자꾸 옆사람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사람마다 생각도 다르고 당신보다 더 애국자일 수 있습니다.

 - 군대도 안갔다오고 일본가서 유학도 하고 노는 국회의원들이나 부자들에게나 뭐라하세요. 먹고살기 바빠서 국산인지 일본건지 확인할 시간도 빠듯하니까.

어제까지 쿠팡 잘쓰다가 이제는 못써먹겠다구요? 반성하니까 오늘부터 안쓴다구요? 꼭 그 마음 끝까지 가길 원합니다.

돈없어서 내가 살 제품 젤 싸게 파는데가 쿠팡이면 난 어김없이 살거니까.


시대가 어느때인데 애국마케팅입니까? 곳곳에 걸리는 우린 애국자 회사입네 하는 꼬라지 보면 돈이 일본으로만 안가지 다른나라로는 다 가고 있잖습니까.

글로벌 시대에 국수주의가 만연하는것도 웃기지만 겉과속이 다른건 더 역겨워요

그러니까 그딴 애국은 너님들이나 열심히 하세요. 자꾸 옆사람에게 강요하지말고. 

알아서 후쿠시마산 걸러서 살거고 먹을거고 아닌거 같으면 안살거니까

당신이 이야기하기 전에도 이번 사태 전에도 알아서 다 했는데 웬 오지랖이랍니까?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